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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드프레스는 만능인가?’ 씨넷코리아 도입기

은둔한량 2013. 8. 26.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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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2013년 8월 15일 씨넷코리아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씨넷코리아 창간 기획을 진행하면서 핵심 화두는 ‘워드프레스(WordPress)’였습니다. 워드프레스로 언론사 뉴스 사이트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라는 것이 고민의 출발점이자 목표였죠. 씨넷코리아 창간이 무사히 마무리된 지금 그간의 경험과 결과의 일부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워드프레스 활용에 있어 참고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워드프레스를 기반으로 구축한 씨넷코리아(www.cnet.co.kr)

결론부터 밝히자면, 씨넷코리아는 워드프레스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이는 워드프레스가 근간이 됐지만 100% 워드프레스로 만들어지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기사 편집기(CMS) 부분만 워드프레스를 활용했으며 웹사이트 자체는 별도로 구축했다. 좋게 말하면 하이브리드 방식인 셈.

씨넷코리아 구축 사례로 본 워드프레스의 명과 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활용함으로써 비용 절감을 유도하는 효과, 그리고 다양한 기능과 확장성은 워드프레스의 큰 장점이다.

실제로 해외 유수 언론사들이 워드프레스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해 CNN, 허핑턴포스트, 월스트리트저널, CBS방송, 로이터 등이 워드프레스로 뉴스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게다가 지디넷, 매셔블, 기가옴, 리드라이트웹, 와이어드닷컴 등 최근 각광받는 소셜 기반 IT 미디어들은 거의 다 워드프레스로 운영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

국내 사례도 차츰 늘고 있다. 블로터닷넷이 국내 최초의 워드프레스 기반 언론사로 알려졌으며, 슬로우뉴스, 벤처스퀘어, ㅍㅍㅅㅅ 등 독립/전문 미디어들이 워드프레스를 활용해 뉴스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외 사례를 볼 때 언론사 뉴스 사이트 구축에 워드프레스를 도입하는 것 – 그 자체에 대한 장애는 없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기술적으로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점은 있다. 워드프레스라고 해서 만능은 아니기 때문이다.

워드프레스 도입 시 고려할 점들

테크잇(www.techit.co.kr)

실험적 팀 프로젝트였던 테크잇(TechIT)을 개발, 운영한 경험이 워드프레스의 장단점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 짧은 기간동안 손쉽게 사이트를 만들 수는 있지만, 워드프레스라는 툴이 가지는 한계 또한 명확했던 것.

기본적으로 워드프레스는 매우 뛰어난 CMS다. 기사를 작성하고 편집하고 웹상에 출판하는 데는 가장 안정적이고 이상적인 툴 중 하나다. 다만, 국내 언론 환경에 맞는 형식과 기능을 갖추는 데는 별도의 개발과 최적화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1. 한글화

워드프레스는 다국어 지원이 충실하고 한글 배포판도 제공하고 있지만 한글에 최적화된 CMS는 아니다. 따라서 각종 용어와 문구, 웹디자인 시 한글화에 대한 세부적인 작업이 필수적이다. 언어 패키지와 테마 파일 수정만으로 충분치 못할 수 있으며 CSS와 PHP 코드 수정까지 필요로 한다. 때로는 외부 시스템/서비스 연동 시 100% 한글화가 곤란한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2. 최적화

워드프레스는 기본적으로 블로그 구축에 최적화된 CMS다. 따라서 언론사가 원하는 각종 기능과 디자인적 요소를 100% 충족시키지는 못한다. 동영상 삽입, RSS 피드 제공, SNS 연동 등 최근 유행하는 트랜드 반영에는 충실하지만 조판시스템과 같은 외부 CMS 연동, 증시/속보 등 외부기사 송수신, 세부적인 화면 분할, 광고 배치 등 한국적인 니즈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기능 개발이 필요하다.

3. 개발과 유지관리

워드프레스는 크게 기본 엔진과 그 위에서 돌아가는 부가 기능(플러그인 등), 그리고 테마 디자인이라는 3가지 요소로 구성돼 있다.

부가 기능과 디자인 개발은 어렵지 않지만 핵심 엔진 부분은 손대기 쉽지 않다. 엔진 부분의 소스코드를 수정하면 안정성과 함께 엔진 업데이트나 기존 부가기능과의 호환성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실제로 워드프레스 기반의 몇몇 국내외 언론사의 경우 소스코드나 디자인 테마 파일의 대폭적인 수정으로 인해 호환성이 떨어져 엔진 업데이트를 제때 하지 못하거나 부가 기능 지원에 애로를 겪고 있다. 즉, 추가 기능 개발에 매진하다 보면 안정성과 지속적인 업데이트라는 워드프레스 고유의 장점을 해칠 우려가 크다.

4. DB 최적화 및 대용량 트래픽 대응

워드프레스는 1인 혹은 소수 인원이 다량의 콘텐츠를 손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자동화된 관리 기능을 제공한다. 하지만 다수 인원이 참여해 다량의 콘텐츠를 생산하고 대용량 트래픽을 감당하는 국내 언론사 뉴스 사이트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는 못하고 있다.

특히, 하루에 수 만 명에서 수 십만 명의 방문자를 감당해야 하는 대용량 트래픽 부하 관리에는 취약한 면을 보인다. 페이지 갱신이 일어날 때마다 DB 접속이 이뤄지는 동적 페이지 구조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보완하기 위해 무작정 서버나 회선을 증가할 수는 없으므로 캐싱 처리를 하거나 웹단 기사 페이지는 HTML 파일로 구성된 정적 페이지 구조를 결합해야 한다. 하지만 워드프레스는 이 부분에 대한 상세한 대응책을 제공하지 않는다.

MySQL DB 구조도 단순한 편이어서 데이터 누적이나 DB 부하 증가를 고려해 DB 재설계나 최적화도 필요하다.

5. 보안

워드프레스는 소스가 공개되어 있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에 외부의 해킹 공격 가능성을 늘 염두에 둬야 한다. 엔진 업데이트를 통해 보안 강화 조치가 자주 이뤄지는 편이나 엔진 업데이트를 미루거나 할 수 없는 상황일 때는 심각한 위협이 발생하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 2012년 8월, 워드프레스로 만들어진 로이터 사이트가 해킹을 당해 시리아 반군의 근황에 대한 가짜 기사가 유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워드프레스 구 버전의 보안 취약점을 파고든 것으로 추정되는데 워드프레스 엔진 업데이트를 소홀히 하는 바람에 일어난 해킹 사건이다.

6. 전문 인력과 사후 지원

워드프레스가 국내에서 널리 쓰이기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지난 2009년 무렵 일부 파워블로거들 사이에서 설치형 블로그 툴로 활용되기 시작했고, 지난해 서울시 홈페이지의 일부가 워드프레스로 만들어지면서 유명새를 탔다.

그래서 관련 전문 인력과 노하우, 기술력 확보는 미진한 상황이다. 특히 언론사 뉴스 사이트를 구축해 사후 지원을 제공할 수 있을 만큼의 기술력과 노하우을 제공할 여력을 지닌 국내 업체는 흔치 않다.

씨넷코리아의 선택은?

씨넷코리아의 경우 ‘DB 최적화 및 대용량 트래픽 대응’과 ‘보안’ 문제로 인해 워드프레스의 활용 범위를 축소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CMS 부분은 워드프레스를 활용했으며 웹사이트 자체는 별도로 구축했다.

씨넷코리아의 워드프레스 CMS 화면

CMS는 워드프레스 3.4.2 버전이다. 최신 버전이 3.6 버전임을 고려하면 1년 전 시스템을 쓰고 있는 것. 언론사 뉴스 사이트의 기능이 정해져 있는 만큼 반드시 최신 버전이 좋다고만 할 수는 없다. 어쨌든 CMS에 기사를 입력하고 편집하는 역할에 한정된다.

사실 이 정도 기능의 CMS를 별도로 만들려고 해도 꽤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다. 즉, 워드프레스를 이용해 이 시간과 투자 비용을 절감한 셈.

CMS에 의해 편집 출고된 기사는 워드프레스가 생성하는 테마 페이지가 아니라 별도의 엔진을 통해 HTML 기반의 웹페이지로 표출된다. 즉, DB에 입력된 기사를 가져와서 별도의 퍼블리싱 엔진을 거친 뒤 뉴스 페이지가 생성되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순수하게 HTML로만 구성된 정적 페이지를 만들기 위해서다.

워드프레스 자체에서 생성하는 테마 페이지는 PHP 기반의 동적 페이지다. 즉 실제로 해당 페이지가 존재하지 않고 웹브라우저의 요청이 있을 때마다 DB에 접속해 호출된 정보를 조합해서 보여준다. 때문에 트래픽이 많거나 보안상 문제가 있을 때 적절히 대처하기 어렵다.

반면, 별도의 퍼블리싱 엔진을 통해 순수한 HTML로만 구성된 정적 페이지를 만들어 놓으면 DB 접속량도 대폭 줄고 용량도 가벼워진다. CMS에 문제가 생기거나 트래픽이 갑자기 폭증해도 큰 문제가 없다. CMS 자체는 방화벽 등 보안 설비에 의해 철저히 보호되고 노출되는 부문은 정적 페이지로 된 뉴스 기사에 한정된다.

워드프레스,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안정성, 확장성, 다양한 부가기능, 콘텐츠 운영 관리의 편리함 등 워드프레스가 지닌 장점은 분명하다. 장기적으로 웹과 모바일 서비스를 지향한다면 워드프레스가 뉴스 서비스의 미래를 준비하는 데 있어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각자 처한 언론 환경에 따라 워드프레스의 장단점을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현재로서는 언론사가 무턱대고 워드프레스를 도입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오픈소스 특성상 시스템 구축을 책임지고 설계, 개발해 줄 주체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해외의 경우 SI 단가가 높은 관계로 B2B 소프트웨어를 활용하거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도입해 조직이 시스템에 어느 정도 맞추는 것이 경제적인 이점이 있다.

하지만 시스템이 조직의 니즈를 맞춰주는 SI 사업이 활발한 국내의 경우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도입에 따른 리스크를 언론사 스스로 감수해야 한다. 게다가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필요에 따른 단계적인 도입이 보다 현실적이다. 시스템 전체를 워드프레스로 대체하기보다는 신규 서비스나 독립적인 콘텐츠 서비스 제공에 워드프레스 도입을 검토해볼 만하다. 이를 통해 리스크를 줄이고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적어도 씨넷코리아의 선택은 그랬다.

워드프레스 도입을 고집한 본인의 바람에 적극적으로 부응하고 대안을 제시해 준 씨넷코리아 기획팀, 개발운영팀 모두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그들 덕분에 새로운 시도가 빛을 발할 수 있었다.

 

워드프레스(WordPress)는?

2003년 매트 뮬렌웨그가 개발한 오픈소스 블로그 저작툴. 블로그 제작뿐만 아니라 웹상에서 콘텐츠를 생산하고 관리, 출판할 수 있는 콘텐츠 관리 시스템(CMS:Content management system)을 포함하고 있다.

전 세계 7천300만 개 이상의 웹사이트, 활성화된 웹사이트의 20%가 워드프레스로 운영되고 있으며, 웹기반 CMS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워드프레스 웹사이트(wordpress.org)에서 배포판을 내려받을 수 있으며, 단순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유료 서비스를 결합한 독자적인 생태계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출처 : http://goodgle.kr/4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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